외국인 투자자들은 6월 이후 3개월간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우위를 보였다. 올해 5월까지만 해도 외국인은 4조3353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이후 매도세로 돌아서 △6월 1조716억원 △7월 1조9745억원 △8월 9346억원어치를 팔았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이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때는 환차손 우려에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파는 경향이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아직 꺾이지 않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1일 1318원80전에서 이날 1331원10전으로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직 환차손을 걱정할 만큼의 상황은 아니다”며 “삼성전자의 HBM 납품, 메모리 반도체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 등의 기대가 매수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만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국에서 최근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은 시장 크기 대비 비교적 유출이 덜한 편”이라며 “내년도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이런 차이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는 까닭은 경기 회복 지연 우려 때문”이라며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가 커져야 큰 흐름에서 수급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 기업 실적과 함께 국제 유가 변동이 향후 외국인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급상승한 유가가 더 오르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도 커지기 때문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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